<p></p><br /><br />지난 달 함께 일을 마치고 각자 차로 퇴근하던 모녀가 차례로 역주행 차량에 치이며 딸이 엄마가 보는 앞에서 숨진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습니다. <br> <br>알고 보니 이 도로는 이미 여러번 역주행이 목격됐던 곳이었는데요. <br> <br>지금은 제대로 예방조치를 했는지,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. <br> <br>[리포트]<br>먼저 떠나보낸 딸의 사진을 보며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. <br><br>[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] <br>"이렇게 예쁜 딸인데.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…." <br> <br>지난달 15일 새벽 가게 문을 닫은 뒤 어머니와 딸은 각자 차를 몰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. <br> <br>앞서가던 딸은 음주상태로 역주행하던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. <br><br>[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] <br>"검은 차가 나타나길래 앞차는 우리 딸인데 하는 순간 1차로 우리 딸 차를 정면 충돌하고요. 그 차가 돌아서 부딪히면서 제 차와 2차로 충돌하고." <br> <br>코로나19 상황에서도 8년째 가게 영업을 이어갔지만 딸이 세상을 떠난 뒤엔 결국 접어야 했습니다. <br><br>문제는 사고 현장에서 이전부터 역주행이 여러차례 목격됐다는 겁니다. <br> <br>[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] <br>"제가 두 번 목격했어요. 제가 바로 (국토사무소 등에) 전화했어요. 그런데도 아무 개선이 없었는데 또다시 겪게 되니까 제가 얼마나 황당하겠어요." <br> <br>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. <br> <br>[경남 거제시 관계자] <br>"관할이 진주국토관리사무소니까 그쪽으로 전달하는데, 그쪽에서도 뚜렷하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같더라고요." <br> <br>[경남 진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] <br>"(역주행이 많았다고 하던데, 파악하고 있었나요?) 3년 정도 간은 역주행 관련해서 접수된 사항은 없습니다." <br> <br>역주행이 시작된 교차로에 나와 있습니다. <br> <br>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현수막도 붙었는데요. <br> <br>사고 발생 한 달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.<br> <br>바닥 도색과 함께 진입 금지 표지판이 생겼지만 위험은 여전합니다. <br><br>[조연호 / 주민] <br>"구조적으로 잘못됐어요. 주민인데도 순간적으로 가는 수가 있어요. 반대 차선이구나 오해를 한다고. 항상 이거 사고날 줄 알았다 그래요. 저거 가지곤 안 돼." <br> <br>지난 7일 경남 창원 국도에선 역주행 차량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하면서 운전자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. <br> <br>사고 현장에서 5km 떨어진 교차로에서 역주행이 시작됐는데 교차로의 진입로와 진출로는 제대로 분리돼 있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제대로 분리된 교차로의 모습과도 확연히 다릅니다. <br><br>[권지은 /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원] <br>"음주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야간에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들어가야 할지 혼란이 있을 수 있다, 장기적으로 이 교차로 형태를 보완하는 방안을…." <br> <br>"인근의 또다른 교차로입니다. <br> <br>신호등에 설치된 좌회전 금지 표지판과는 달리 노면 등에는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는데요.<br><br>이 안내를 따라 좌회전을 하면 역주행을 하게 됩니다.<br> <br>[트럭 기사] <br>"초행길 사람은 보일 것 같아도 이게 안 보인다. 내려오다 보면 100% 사고날 수 있지." <br> <br>전국에서 매년 250건 안팎의 역주행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. <br><br>최근에는 운전자들이 교차로 진입로를 헷갈려 역주행하는 영상도 SNS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밀한 도로 설계와 시설물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. <br><br>PD : 윤순용 권용석<br /><br /><br />남영주 기자 dragonball@donga.com